나의 마케팅 멘토,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에서 디지털 시대에 꼭 가져가야 할 고객 여정으로 제시한 5A 모델은 다음과 같다.
- Aware(인지) - Appeal(호감) - Ask(질문) - Action(행동) - Advocate(옹호)
여기에서 현재 Advocate 해 주고 있는 고객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커뮤니티로 묶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모델이 바로 팬더밍 모델이다.
브랜드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점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본인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이러한 브랜드 세계관에 호응하고 지지하는 팬들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실현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이 책은 팬더밍(팬덤을 구축하는 장기적인 프로세스) 5단계를 정리주고 있다.
1. 저변 만들기(Basing): 브랜드나 제품의 지지자들이 활동할 기반을 다지는 단계
2. 지지자 발굴(Digging): 지지자들을 찾아내는 과정
3. 지지자 연결(Connecting): 발굴한 지지자들과 브랜드, 그리고 지지자와 지지자를 연결하는 단계
4. 팬으로 육성(Nurturing): 연결된 지지 세력을 팬으로 육성해 나가는 과정
5. 승급과 보상(Promoting): 팬들에게 새로운 지위를 부여하는 단계, 앞의 육성 단계과 순환되어 팬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됨
그동안 기업은 고객 생애 주기, 고객 관계 자산, CRM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이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관리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이 모든 활동은 고객을 내 회사의 자산을 불려주는 수단으로 생각한 경영 과정이었고, 고객 자체가 목적이었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팬덤을 가진 기업이 많지 않다.
왜냐하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구축해 준 팬덤 커뮤니티는 개별 고객을 소중한 인격체로 인지하고 그들과 내가 상호 팬심으로 소통할 때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특혜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그 회사의 고객에 대한 "관찰자 시점"에서 시작된다.
즉, 고객을 내 재산 불려주는 수단으로 보면 고객은 내가 관리해야 할 하나의 자산에 불과하고, 나도 영원히 다른 대안들과 비교 당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지향하는 세계로 한 걸음 내딛는 과정에서 나를 응원해 주고, 나에게 힘이 되는 친구이자, 그 이상을 넘어 선 신뢰 관계로 바라 보게 되면, 고객들도 그 진심을 (반드시) 알아차려 주고, 내 브랜드에게 인간적인 관점을 선물해 주는 것이다.
별도로 진행했던 온라인 독서 토론에서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 생각을 나눴다.
1. 내 상품은 시장 전체를 타게팅하는데, 특정 팬층을 타게팅하면 시장이 너무 작은 것 아닌가요?
- 작은 규모의 강렬한 매니아 층에서 팬덤은 시작된다. 예를 들어 인디밴드도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지만 지지자들이 열렬히 응원하고, 대중적으로 확산할 때 분기점이 온다. 이때 주인공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더 이상 대중들에게 드러내기 싫어하면 거기서 팬덤은 작은 그룹으로 멈춘다. 즉, 브랜드가 어떤 생각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 초기 팬들과 밀당을 하면서 내 팬층을 확장해야 한다. 처음에 작은 규모의 지지기반은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이를 연결해서 확산하는 것은 성공한 커뮤니티를 운영해 본 전문가의 역량이 필요하다.
- 아주 적은 수, 5~10명의 열렬한 지지자만으로도 팬덤의 불씨는 댕겨지고, 이를 어느 정도 규모로 확산할 것인가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생각과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 초기 열성 팬의 역할: First Follower: Leadership Lessons from Dancing Guy
2. 우리 회사는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없는데, 이럴 경우에도 팬덤이 가능한가요?
- 브랜드가 갖고 있는 신념이나 철학이 대중적으로 공감 받을 때 강력한 팬덤이 생긴다. 그런 관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내부 구성원들이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 즉 내부 브랜딩이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
-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없다....? 모든 브랜드는 생존의 이유가 있다. 고로 철학이 없는 브랜드는 없다. 다만 스스로 정리 못하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팬들과 소통하다 보면 팬들이 브랜드의 철학을 말해주는 경우가 있다.
-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는, 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있다면 직접 물어보자. 왜 나를 좋아하는지? 이렇게 열린 소통을 하는 과정 자체가 초기 팬들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함께 만들어 가는 소중한 여정이 될 수 있다.
3. "웹 2.0의 기본 정신"(참여, 개방, 공유, 협업)을 기업의 본질과 연결해 고객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나를 솔직히 드러내고, 고객 의견을 경청하는 겸손한 마음가짐"(Listening Mind)이 우선 되어야 하지 않을까?
- 브랜드가 갖고 있는 목표와 신념, 그리고 현재의 진행 과정들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이에 대한 고객 반응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기반으로 개선하고, 그러한 모든 노력의 과정을 과감 없이 공유하고...
- 이렇게 브랜드 성장 과정에 고객을 적극 참여시키고, 고객에게 그 공을 돌리고, 팬들과 함께 협업해서 더 나은 미래를 같이 만들어간다는 파트너십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 BTS 팬덤을 통해 분석한 팬덤의 5가지 요소 [출처: 하쿠호도 생활종합연구소]
- Peer-dom: 팬덤의 핵심동력 → 소속감, 동질감
- Mom-dom: 대상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 부여 → 참여
- Fun-dom: 브랜드를 통해 놀게 할 거리 제공 → 재미, 놀이
- Info-dom: 덕질의 목적은 분야 전문성 → 우월감
- Public-dom: 개인의 취향을 넘은 사회적 주체의식 → 가치
브랜드 세계관과 팬덤을 정리하다 보니, 10여 년 전에 읽었던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3.0" 떠 오른다. 결국, 행동하는 소비자 시대에 "영성 마케팅"과 "진정성 마케팅"의 결과가 "팬덤 마케팅"이 아닌가 생각된다.
- "고객의 이성과 감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성에 호소하라!" ("From Products to Customers to the Human Spirit!")
- 2010년에 "영성 마케팅"을 전파하는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3.0" 책을 접하고는 심장을 관통하는 강한 울림이 느꼈다. 그 영향으로 프로그램 개발자였던 나는 과감하게 "영성을 전파하는 마케터"로 경력을 전환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마케팅 3.0은" 인생 책이 되었고, 필립 코틀러는 내 롤모델이 되셨다.
- 마케팅의 미래: "마케팅 3.0: 제품에서 고객으로, 그리고 고객에서 영성(Human Spirit)으로!"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기업의 목표인 이윤과 기업의 책임, 이 두 명제를 인간 중심으로 조화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업원, 유통점, 협력사 등 기업과 관계를 맺는 네트워크 전체가 회사의 미션, 비전,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마케팅 역량을 모아야 한다."
- 마케팅 3.0의 미래 모델: 전통적인 마케팅과는 달리 앞으로는 고객에게 이성과 감성적인 이익을 주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되고,한 차원 더 높은 영성(Spirit)을 제공해야 한다. 이제 고객은 '나에게 무엇을 제공할 건데?'의 차원을 넘어 '당신은 어떤 존재인가?', '내가 이 물건을 삼으로써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데?'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치와 효용은 이제 한물 간 유행어이고, 그 보다는 진정성(Authentic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도 고객에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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