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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기

오늘도 집으로 출근합니다 - 홈콕!이 가져온 워라밸 변화

by 예시카의 일상 블로그 2021. 1. 19.

#디지털근무환경 #비대면업무 #커뮤니케이션문화 #핵심인재 #덕업일치 #워라밸 #오늘도 #집으로 #출근합니다. 

 

홈콕! 워라밸 변화

"오늘도 집으로 출근합니다"

 

바로 옆의 동료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불신은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나의 가장 측근 거리에서 신뢰하고 소통했던 지인들이, 그리고 나 자신 조차도,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바이러스 전염의 통로가 된다는 것은 그동안 인간관계에 대한 믿음과 생각을 뒤 흔들어 버리는 거대한 사건으로 인류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시작된 재택근무는 우리의 삶과 생각과 행동과 습관을 얼마나 바꿔놓고 있는 것일까?  

 

1. 업무(Work) 방식의 변화 - 비동기 소통, 투명한 실력 발휘

 

업무 방식에서도 소통하는 방법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사무실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끼고 서로 소통하느라 헉헉 거렸던 불편함이, 상대방의 표정을 볼 수 없어서, 내 말을 이해했는지, 기분이 어떤지 파악할 수 없는 답답함이 있었다면, 이제는 각자 편안한 집에서 편한 복장으로 얼굴에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면서 얘기를 나눈다.

처음에는 화면의 어디를 바라보아야 할지, 정말 이상하게 나오는 내 모습이 어색해서 자꾸 신경 쓰게 되고, 미팅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이크 볼륨과 상대방이 얘기할 때 뮤트 하지 못한 무심함으로 문득문득 들려오는 주변 소음이 참으로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이제는 미팅에 참여하는 분들이 대부분 익숙해졌다.

어떻게 회의 자료를 사전에 공유해야 하는지, 내가 발표할 때는 어떻게 화면을 공유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이 발표할 때는 혹시나 나의 주변 소음이 방해가 될까 봐 자동으로 음소거를 해 주고, 발표하는 중간이라도 궁금한 점이 있거나 참고 정보가 있다면 열심히 찾아서 채팅 창에 공유해 준다.

슬랙과 노션을 통해서 주제별로 흐르는 대화와 지식 창고로 아카이브 해야 할 정보들을 분류하기 시작하고, 상황에 따라서 줌과 구글 밋으로 미팅 방법을 바꿔가면서 상대방의 빈 스케줄을 확인하고, 참석자 전원이 가능한 시간을 캘린더로 확인하고 미팅 초대를 한다. 결국 우리는 유연하게 우리 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상대방이 요청하는 즉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던 바로 응답해야 하는 "음성통화"와 서로 간에 중요한 메시지는 주고받을 수 있지만 내가 시간이 될 때 응답해도 되는 "카톡대화"의 차이라고나 할까? 내 시간이 소중하면 상대방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우리는 점차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비동기(asynchronous)적인 디지털 소통방식에 적응되어 가고 있다. 

또 찾아온 큰 변화는 더 이상의 프리라이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자 해야 할 일이 정해지면 바로 태스크가 쪼개지고, 각자 작성한 부분이 노션에 올라오고, 이 부분들은 하나의 큰 지식 폴더 안에 함께 만들어 가는 결과물(보고서, 산출물, 프로그램 등)로 통합된다. 서로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댓글이나 코멘트로 문의하고, 그 부분의 지식 기여자가 바로 답변하고 보완하면서 공동 지식의 베타 버전 형태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된다. 

화상 미팅에서 의사결정을 진행할 때에도, 화면 분할에 차지하는 내 공간의 비율만큼 나의 중요도를 배정받는다. 오프라인처럼 위계 순서대로 앉아야 하는 공간 배정도 없다. 내가 기여 한 부분에 대해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서, 더 이상 중간 취합자나 필요 없는 레이어가 끼어들 틈이 없다. 각자의 전문성에 따라 기여하고 피드백받고, 다른 사람의 결과물과 통합하여 더 큰 지식을 만들어 내고, 이러한 거대한 정보 생산 가공의 흐름은 객관적인 데이터 로그로 남게 된다. 이러한 협업의 흐름에 내가 할당된 몫에 흡족한 기여를 할 수 없다면, 더 이상 숨을 공간은 없다.

그동안에 중간 관리자들에게 가려져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주니어들은 본인이 생산한 결과물에 대해서 당당하게 직접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됨에 따라, 크게 동기 부여를 받게 되고,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서 부족한 분야를 메우기 위해 열심히 자기 계발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회사는 자기 스스로 성장하려는 인재와 성장이 정체된 인재를 자동적으로 인지하고 걸러내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예전과는 다르게 강렬한 성장욕구와 열정과 끈기만 있다면 더 빨리 동료나 상사에게 인지되고, 더 큰 보상 (더 중요한 프로젝트 할당받기, 승진 기회, 암묵적인 인정)을 받게 되는 긍정적인 디지털 리워딩의 프로세스로 안착된다. 

  

2. 삶(Life)의 태도 변화 - 가족과 나 자신에 집중하는 삶

 

그러면서 삶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갖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과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식사를 집에서 해결하는 빈번도가 높아지면서, 식구(식사를 같이 하는 가족) 간의 친밀도가 높아지게 된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재택근무 중 쉬는 시간에 가족간의 채팅이나 사소한 소통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만 잠깐씩 볼 수 있었던 가족 구성원에 대한 새로운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저자도 재택근무 기간 동안 대학생 아들과 고등학생 딸과 거의 하루를 같이 보내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구나! 이런 점이 힘들었구나! 이런 숨겨진 매력을 갖고 있었구나! 하면서, 일상의 작은 대화를 통해서 내 가족을 매일 새롭게 발견하는 축복을 누릴 수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나 자신과의 관계가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어떤 장소에서 어떠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헬스장을 가는 대신 집에서 요가 매트를 깔아놓고 홈트를 하게 되고, 식당에서 주어진 메뉴를 골라서 식사를 하는 대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요리하게 된다.

직장에서 주어진 공간과 세팅에 맞춰서 업무를 했었다면, 집에서는 내가 가장 편안한 환경을 세팅해서 근무하게 된다. 화장하고 꾸민 모습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살았던 나 자신에서, 거의 선크림만 바른 쌩얼의 나 자신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내가 모르던 나 자신에 대해서 하나씩 발견해 나가게 된다.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콘텐츠를 즐겨 보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몸에 이런 뻣뻣함이 있었구나! 복잡한 사회생활의 소음들과 차단되어 오롯이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내 숨소리, 내 심장 소리, 차 마시는 소리를 들으면서, 오롯이 나 자신으로 충분해지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예전에는 좀 집중할 만하면 모래시계가 뒤집혀서 다시 시야가 뿌옇게 변하고, 좀 차분해지려고 하면 다시 모래시계가 뒤집혀서 앞이 뿌옇게 변했던 시간이 많았었다. 이제는 모래시계를 뒤집는 것도 나 자신이다 보니, 모래가 아랫 칸에 차분히 쌓이고 위칸이 맑아지는 것처럼, 내 삶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들의 경계가 점점 선명해진다.

그동안에는 뿌옇게 정신없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계속 회사와 집을 왔다 갔다 반복하면서 시간을 낭비해 왔으니, 내 인생에서 언제 이렇게 차분한 시야를 갖고 인생의 중요한 우선순위를 챙겨볼 여유가 있었을까? 또한 그럴 이유도 계기도 없었을 것이다. 근데, 이제는 싫든 좋든 오롯이 컨트롤할 수 있는 24개의 시간 티켓을 거머쥐고, 오늘의 24개의 티켓을 어떻게 뽑아 써야 되는지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우선순위를 정립하면서,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이 명확하게 정립된다. 

 

3. 워라밸 방향성 - 업글 인간, 개취 발굴

 

그럼, 앞으로 업무는 어떤 변화의 방향성을 갖고 있을까? 본인이 갖고 있는 역량과 내공만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보다 투명하고 더 층이 얇아진 조직 구조로 재편성되면서, 이에 자극을 받고 더 멋진 역량을 가진 나 자신으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질 것이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업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부단한 자기 계발 노력에 더 몰입할 것이다.

이로 인해서 자격증 취득이나 본인이 관심 있는 전문 분야에 대한 역량 강화 교육 분야가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남겨준 지식 나눔의 기록들로 궁금했던 부분을 해결하고, 이에 대한 지적 성장을 맛보았던 사람들은, 본인도 쉽게 전문 분야에 대한 콘텐츠를 블로그나 유튜브에 생산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각 직군 분야에 새롭게 관심을 갖고 합류하려는 신규 진입자 층을 강력하게 유인하면서, 실질적인 지식 나눔의 생태계가 두텁게 형성되고 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라이프 방향성은 한 마디로 "개취(개인 취향) 발굴"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여분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내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나 자신과의 대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는 이런 것을 할 때 가장 몰입하는구나! 이런 것을 할 때 시간 갈 줄 모르는구나! 나와 같은 취미와 관심사를 갖은 사람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이런 것까지도 할 수 있구나! 를 느끼게 된다.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 취향의 취미나 특기를 발굴하고, 이에 대해서 블로그에 기록하고 유튜브에 동영상 콘텐츠로 남기면서, 취미가 전문적으로 성장하고 진화 발전되는 과정을 공유하는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 생각한다. 

 

4. 우리는 모두 "미니멀리즘"을 향해 가고 있다!

 

이러한 업무 방향과 라이프 방향이 합쳐지는 경계에는 어떤 것들이 가능해 질까? 유한한 공간과 시간이라는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이제 “버려야 할 것”과 “갖춰야 할 것”이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이는 삶의 축이 바뀌는 변화로 이어진다. 취미로 시작했던 분야에서, 그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어마 어마한 (먼저 거쳐간 취미 선배님들이 남겨준 소중한) 교육 및 활용 콘텐츠가 넘쳐남에 따라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했을 때 나만의 전문성을 훨씬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게 된다.

이 분야에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는 덕후 고수가 되게 되면, 재미없었던 회사의 업무를 때려치고, 꿈꾸던 덕업 일치로 전향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다.  내가 열심히 몰입하면 할수록 투명하게 인정받고, 그 인정의 평판(좋아요, 구독 수, 댓글, 공유수)에 힘 입어 자신만의 색다른 경험으로 다시 녹여내는 나만의 취향 창작물이 하나의 새로운 업을 이루게 된다. 앞으로 새로운 취향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주는 각 분야의 숨은 고수분들이 엄청나게 출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회사 입장에서는 고정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꿈쩍도 하지 않는 붙박이 인력 자원보다는, 회사 밖에서 깊고 다양하게 인사이트와 전문성을 쌓아 온 프리랜서들에게 단기 과제를 요청하는 일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그렇게 외부 전문가들에게 단기 과제를 맡기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받아보는 과정에서 회사도 다시 한번 핵심 인재에 대한 재 정의를 하게 될 것이다. 무한 경쟁시장에서 자기 만의 전문성을 쌓으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외부 전문가들인가? 아니면 주어진 업무를 정해진 범위 내에만 처리하고 더 이상 신경을 꺼 버리는 성장을 멈춘 인력들인가?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나는 어떤 분야의 인재인가 한번 생각해 볼 법도 하다! 

코로나 백신이 곧 나온다고 하는 굿 뉴스와 백신 맞은 사람들 중에서 후유증이 생기고 심지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하는 우울한 뉴스가 매일 널 띄고 있는 이 상황에서, 이 험난한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아니 끝나기는 할 것인지 도대체 짐작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는 인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할 것이고 다시 살아 낼 것이다. 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고, 꼭 필요한 것만 갖춰가는 미니멀리즘의 본능에 의해서!

 

홈콕! 워라밸 변화 "오늘도 집으로 출근합니다"

 

★ 작가 소개: 김윤경

#컴공전공_마케팅_고수 #마케팅을_사랑하는 #빅데이터와_인공지능의_매력에_푹_빠진

저는 인공지능을 전공했던 컴퓨터 공학도로서 이동통신 회사의 IT부서에서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직장 경력 10년차가 되던 해에 미국 MBA과정에서 마케팅과 글로벌 사업 전략을 공부하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소비재, 헬스케어,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마케팅 총괄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IT 전문성을 기반으로 마케팅 경력을 쌓아가다가 이제는 인공지능을 접목한 마케팅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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